특수경비원 신임교육을 다녀오고

특수경비원이란 경비업법 제14조 제1항에 '특수경비원은 배치된 경비구역 안에서 관할 경찰서장 및 공항경찰대장 등 국가중요시설의 경비책임자와 국가중요시설의 시설주의 감독을 받아 시설을 경비하고 도난, 화재 그밖에 위험의 발생을 방지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국가중요시설은 공항, 항만, 원자력발전소 등 적에 의하여 점령 또는 파괴되거나 기능이 마비될 경우 국가안보 및 국민 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설을 말하고 국방부장관 및 국가정보원장과 협의하여 분류하여 지정하는 시설을 말합니다. 


이러한 국가중요시설에서 배치될 특수경비원은 반드시 88시간의 특수경비원 신임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일반적인 경비원 신임교육은 24시간의 교육시간을 이수하여야 하는 점, 직무교육은 특수경비원은 월 6시간을 받아야 하고, 일반 경비원은 4시간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중요시설에서 경비업무를 하여야 하는 만큼 교육에서도 질적, 양적으로 더 엄격합니다. 또한, 법적으로 소총과 권총을 휴대 사용할 수 있고 경비업법에 형사처벌 조항도 있습니다. 



특수경비 신임교육을 다녀온 이유

필자가 비상근경비지도사로 활동하기 시작한 후 얼마지 않아 우리 팀의 경비지도사의 특수경비 신임교육을 받아 보라는 추천을 받았습니다. 사업영역을 특수경비까지 넓힐 수 있고 계약 건이 있으니 빨리 받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특수경비 분야에 관심이 있었고 비상근으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이 별로 없었기에 특수경비 신임교육 일정을 알아보고 교육기관도 알아봤습니다. 그중 세종시의 세종홍익아카데미라는 교육기관이 필자에게 맞는 곳이어서 그곳에서 특수교육 이수를 받았습니다.


이쯤에서 아마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경비지도사가 왜 특수경비 신임교육을 이수하는가? 일반경비지도사 중 특수경비 신임교육을 이수한 자만이 특수경비원을 교육, 관리, 감독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예비 특수경비원들과 함께 교육을 받아야 했습니다. 




특수경비 신임교육은 아무나 받는 것은 아니다

일반경비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개인 자격으로 신임교육기관에서 신임교육을 이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수경비원 신임교육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일단 국가중요시설을 경비하는 특수경비업 허가를 득한 경비업체에 채용되어 현장에 배치예정인 자만이 경비업체의 비용으로 특수경비원 신임교육기관에서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일반경비지도사는 개인적으로 특수경비 신임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으니 교육비용도 경비지도사 개인이 부담하여야 합니다. 필자도 개인 자격으로 60만원 중반대의 교육비를 내고 받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88시간을 이수하여야 하는데 8박 9일을 합숙하면서 삼시세끼를 제공하고 수많은 강사의 강사비도 있으니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경비원 신임교육비는 12만원에서 15만원 사이이고 개인 자격으로 받을 시에는 10만원 정도 하는 것과 비교가 됩니다. 


일반인들이 특수경비원 신임교육을 받으려면 특수경비업체를 통해 면접을 본 후 입사 및 배치지가 결정된 후 특수경비업체를 통하여서만 교육을 이수할 수 있습니다. 즉, 채용예정자만이 특수경비업체의 부담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 교육 후기

교육신청과 교육비를 입금하고 며칠 후 교육입교를 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위치가 세종시라서 서울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남짓 걸린 것 같습니다. 입교시간이 8시 30분이어서 너무 일찍 도착하여 차에서 눈을 붙이고 입교시간 10분 전에 입교하였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시설, 교육과정 및 시험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적어 보겠습니다. 


숙소는 4인 1실로 온돌방이었습니다. 교육 다녀왔을 때가 1월 중순이었습니다. 더운물 잘 나오고 방은 따뜻하다 못해 너무 뜨거워서 중간에 잠을 설쳤습니다. 물론 온도조절도 가능했지만, 조절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식사는 구내식당에서 먹었는데 청결하고 밥맛은 정말 좋았습니다. 세끼를 챙겨 먹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처음 1일 차와 9일 차는 큰 강의실에서 수업과 시험을 봤습니다. 인원이 160명 정도였는데 자리가 조금은 협소했습니다. 장시간 좁은 의자와 책상에 있으려니 답답하기는 했습니다. 2일 차부터 A, B, C 분반으로 나눠 작은 강의실에서 강의를 받았습니다. A, B반은 남자, C반은 여자반이었습니다. 뜻밖에 여성분들이 30명 정도가 되었는데 많아서 놀랐습니다. 20대 초반에서부터 60대 어른, 여성분들까지 정말 연령대와 성비가 다양했습니다. 그중에 필자와 같은 개인 자격으로 오신 경비지도사분들도 몇 분 계셨었는데 통성명도 못 해서 뒤늦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일과는 7시쯤에 기상하여 아침 식사 후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8시부터 강의가 시작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50분 강의 후 10분 휴식이었습니다만 강사님들의 재량에 따라 40분 강의 20분 휴식을 한 때도 잦았습니다. 오후 5시 30분경에 저녁 식사를 하고 오후 6시 30분부터 저녁 강의가 시작됐습니다. 강의계획은 저녁 8시 30분까지 잡혀 있었지만, 저녁 시간 강의과목을 총검술, 교양과목으로 계획하여(총검술은 안 했습니다) 저녁 7시 30분이면 일과가 끝났습니다. 일과가 끝난 후에는 취침 전까지 자유롭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단, 음주는 절대 금지였었고 기관 밖 외출도 금지되었습니다. 기관 안에 매점이 있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과목을 수강하면서 1일, 2일차, … 밥맛도 좋았고 숙소도 좋았지만, 시간이 너무 안 갔습니다. 하루빨리 수료식 날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지만 어디에 갇혀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3일 차를 지나 4일 차에 접어들면서 사격시간이 되었습니다. 지나고 생각해 보면 4일 차가 전체 교육 기간에 정확히 중간에 위치하고 그때부터 주위 사람들과 친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4일 차의 과목은 사격 하나였습니다. 오전조와 오후조로 나뉘어 실시하였는데 오전에 오전조가 사격하러 사격장에 나간 중에 오후조는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오후에는 그 반대로 했었습니다. 


사격은 군대에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많이 만져 보셨을 k2 소총이었습니다. 10사로로 이루어졌고 한 조에 여성분 3, 4명 정도 섞여서 이루어졌습니다. 사격은 총 15발을 쏘는데 5발은 연습사격, 10발은 실사격으로 종이표적에 실탄 구멍으로 평가하였습니다. 물론 0점 사격은 없었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한 번도 k2 소총을 만져보지도 사격도 안 해본 여성분들의 사격 솜씨가 너무 뛰어났습니다. 어쩌면 여성분들이 집중력이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격 전에 같은 조 여성분들에게 사격자세와 사격절차에 대해 아는척한 우리 남성들은 뻘쭘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4일 차 사격을 마치고 5일 차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때부터 마지막 9일 차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주변 사람들과 친해졌고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강의시간은 지루함의 연속입니다만 1~3일 차와 비교하면 참을 만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마지막 9일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침 식사 전후에 개인 짐을 정리하고 한 장소에 짐을 놓아두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아침에 나오면 다시는 숙소에 안 들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짐 정리하고 아침 식사 후 1일 차에 있었던 큰 강의실에 160명이 모여 앉았습니다. 9일 차에는 강의가 없고 바로 시험을 봅니다. 긴장한 채로 지정된 자리에 앉았습니다.


정상적으로 교육이수를 하려면 100점 만점 중 평균 60점(?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그럴 것입니다.) 이상이어야 합니다. 비용과 9일이라는 시간을 들여 힘들게 교육을 받았는데 점수에 미달하여 이수증을 못 받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됐습니다. 하지만 점수 구성에 시험평가 점수만 있는 것이 아니고 태도 점수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점수에 연연해 하지 말고 성실하게 평가에 임한다면 누구나 수료할 수 있을 정도의 시험이니 걱정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 주위에서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특수경비원 신임교육을 이수할 의지만 갖추고 있으면 누구나 수료할 수 있으니 시험볼 때 만큼만이라도 신중히 보라고 얘기해 주곤 했습니다. 



특수경비원 신임교육 이수증을 받다

필자는 특수경비원을 관리, 감독, 교육하기 위하여 특수경비원 신임교육 이수증이 필요하였기에 교육에 참여하여 제3자의 입장에서 마음 편하게 강의에 임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필자의 생각은 이내 잘못된 것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강사님들이 강의 중 특수경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특수경비에 대해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필자가 특수경비원 신임교육 이수증을 받고 난 후 특수경비원들과 함께할 경비지도사 업무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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