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근경비지도사로 나래를 펴다

경비업법상 경비지도사는 일반경비지도사와 기계경비지도사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경비지도사 중 특수경비원 신임교육을 이수한 자로서 특수경비원을 관리, 교육, 감독하는 일반경비지도사도 있습니다. 상근경비지도사와 비상근경비지도사는 법적인 용어는 아니고 경비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상근경비지도사는 경비업체에 고용되어 4대 보험에 가입되고 정기적으로 아침에 출근하여 오후에 퇴근하는 한마디로 말해 상시근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비교해 비상근경비지도사는 어느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선임이 되어 있는 경비지도사입니다. 선임은 한 회사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에 의해 여러 회사에 선임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유로이 집단민원현장에 선임될 수도 있고 경비업체의 경비업법 컨설팅이나 특정한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해주고 일정한 급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경비업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도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상근경비지도사와 비상근경비지도사의 장단점

위의 두 가지 형태의 경비지도사는 장단점이 분명합니다. 

상근경비지도사는 한 회사의 직원으로서 그 회사를 위해서만 일을 합니다. 그리고 매달 근로계약서에 의한 매달 일정한 급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생활이 안정적이지만 오로지 회사만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하고 본인의 능력을 펼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반면 비상근경비지도사는 여러 회사를 위해서 일을 합니다. 회사와의 선임계약서에 의해 선임료를 받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비상근경비지도사는 불안정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냉혹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능력을 인정받고 성실하게 활동한다면 자유롭게 자기 시간을 가지면서 여러 회사에 좋은 조건으로 선임계약을 체결하여 상근경비지도사의 급여보다 훨씬 더 많은 선임료를 받을 기회가 있습니다. 또한, 집단민원현장에 건별로 선임될 수 있어 일정이 없는 날에 집단민원현장에 임한다면 훨씬 더 많은 수익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어떠한 울타리도 없이 순전히 본인의 능력으로 헤쳐나가야 합니다. 


서로의 장단점이 극명하여 어느 것이 더 좋다라고 말하기 힘이 듭니다. 개인 성향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경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자마자 비상근경비지도사로 활동하는 것은 달걀로 바위 치기입니다. 아무런 경험도 인맥, 업무능력도 없이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그래서 경비회사에 상근경비지도사로 취업을 해야 합니다. 경력직을 뽑는 곳이 많지만, 경비지도사 자격증 때문에 신입을 뽑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일단 그곳에서 급여가 적더라도 경험을 쌓으시기 바랍니다. 




상근경비지도사는 비상근경비지도사로 가는 통로

경비회사의 상근경비지도사로 취업했다고 해서 경비지도사 업무만 보는 곳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주된 업무가 현장관리 즉, 사람 뽑고 뽑은 사람 일 시키고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이야기도 들어주고 때가 되면 급여계산 하여 급여도 집행될 수 있게 하고 도급인 측에서 부르면 나가서 불만도 들어줘야 하고 등등 아주 많은 일이 있습니다. 경비지도사 업무는 그 업무들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입사하게 되면 나는 경비지도사로 들어 왔는데 이런 일까지 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경영주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면 경비지도사 업무만 맡기면 다른 현장관리 업무 등을 맡아야 하는 직원을 또 뽑아야 하니 한데 묶어 일을 시킬 것입니다. 그래도 이런 업무는 나중에 비상근경비지도사로 전향했을 때 큰 도움이 되니 처음에는 일을 배우면서 경제적인 안정을 취하고 나중에 비상근경비지도사로 활동할 의지가 있으면 그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늦은 나이에 경비원이 되다

필자는 대학 시절 법을 전공하여 사법시험을 잠깐 공부하다가 공무원시험을 준비했었는데 모두 실패를 하였습니다. 지나서 돌아보면 필자의 오만과 세상을 너무 몰랐던 것이 너무 창피하게 느껴집니다. 지금 다시 고3으로 돌아간다면 4년제 대학은 아마 안 갈 것 같고 중학교, 고등학교 저학년 기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거기에 맞춰 기술을 배우거나 전문대로 진학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무원시험까지 실패한 후 실의에 빠져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던 시기에 어디선가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경비회사에서 경비원을 모집하는 전화였습니다. 당시에는 뭐든지 해보자는 생각에 바로 면접장에 나갈 것을 수락하고 면접장에 가 면접을 봤습니다. 그때 면접 본 사람 대부분은 20대 초반이었으나 필자는 29세였습니다. 현재 5, 60대 경비원분들은 젊으셨을 때 열심히 일하시다 은퇴하여 현재에 이른 분들이 대부분이기에 필자처럼 첫 직장을 경비원으로 시작하는 경우는 나이가 많은 측에 속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회사는 시설경비 회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삼성그룹과 연관이 있는 회사였습니다. 


곧 필자는 서울 강남의 어느 방송국에 배치되게 되었습니다. 근무형태는 3조 2교대, '주주휴야야휴' 형식이었고 야간에만 총 4회의 순찰이 있었습니다. 처음 한 달 동안은 정신없이 근무하고 순찰 돌고 졸음과 싸웠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것은 야간 새벽 시간대의 졸음과 순찰이었습니다. 같은 조의 선배는 필자보다 3살이나 적었지만, 야간순찰 4번은 모두 다 제 몫이었습니다. 그 선배는 앉아서 게임이나 하고 졸리면 자는 식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직 군대문화가 남아 있어서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처음 한 달 동안은 정신없이 돌아갔기 때문에 불만을 품을 틈이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서서히 적응될 때쯤 그 선배에게 정중히 내 생각을 말하였고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경비지도사 자격시험에 도전하다

그렇게 첫 경비원 생활을 시작하고 몇 년 후 경비지도사시험에 대해 알게 되어 경비업계의 최고의 국가 자격증인데 한번 따놓고 보자는 마음으로 시험에 응시하게 됩니다. 대학 시절에 법을 전공했기 때문에 법학개론은 공부를 안 하였고 민간경비론도 난이도가 낮아 한번 훝어 보고 책을 던져버리고 곧바로 2차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그때가 8월 말쯤 되었습니다. 거의 시험이 3달도 남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때부터 경비업법 법령을 프린트하여 무식하게 반복하여 읽어나갔고 경호학은 요약집을 중심으로 문제집만 3권 구매하여 반복하여 문제풀이를 하였습니다. 시험일이 다가와 시험을 치른 후 발표일까지 마음을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경호학 1문제 차이로 떨어지게 됐습니다. 그때 논란이 된 문제였었는데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지만 기각되었고 다른 피해자들은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모임을 만들었지만 결국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다음 해에 다시 응시하여 여유 있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게도 회사에서 격려금을 지급하였고 경비지도사 교육을 보내줘 자격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경비지도사 선임되다

자격증 취득 후 우연히 기존 경비지도사 하시던 분이 다른 지점으로 전출되는 바람에 필자가 경비지도사에 선임될 수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경비지도사 취득 전에 지점의 경비업법 서류를 다뤄본 경험이 있어 어렵지 않게 경비지도사 업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경비원 신분이어서 퇴근 및 공휴일에만 순회점검을 할 수 있었습니다. 수당이라고 해봐야 뻔한 것이었지만 필자는 즐겁게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경비지도사가 각 배치지에 순회점검을 나가는 것은 바보 같은 것, 혹은 원리원칙만 따지는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되던 시기였습니다. 직무교육도 마찬가지로 서류상으로만 완벽하게 꾸미면 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때 필자는 순회점검만큼은 안빠지고 꼬박꼬박 실시하였고 나중에는 이것이 전 회사 차원에서 기본 정책 방향으로 바뀌는 계기에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큰 꿈을 향해 회사를 떠났지만 수포로

회사 생활 6년째로 접어들면서 대학 친구들 중 마음 맞는 몇 명으로 팀을 꾸려 금융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주식, 선물, 옵션, 해외선물 등 많을 것을 접하였고 큰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주말에 모여 서로 발표하고 토론하면서 차곡차곡 금융지식을 쌓았습니다. 그 후 중대한 결단을 내려 필자의 상사인 팀장님께 퇴직 의사를 밝혔고 간곡히 만류하셨으나 이를 뿌리치고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퇴사 후 그동안 투자금을 모았던 것으로 금융투자를 시작했지만, 도저히 나 자신을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나를 극복하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제일 힘들다는 말이 뼈저리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래서 도저히 가능성을 못 찾고 그것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아웃소싱 회사에 취업하여 현장관리를 배우다

투자를 그만두고 재취업하여야 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회사 분위기가 좋고 직원 복지와 급여도 훌륭한 알짜 중견기업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장관리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어리둥절했지만, 근로기준법이나 구인, 채용절차, 도급사 담당자 대응, 근무자 노무관리 등 수없이 많은 일을 좋은 사수를 만나 차근차근 배워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많은 업무가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도급사 담당자 대응이 제일 힘이 들었습니다. 그를 어떻게 설득할지, 어떤 말을 해야 내 말이 먹힐지 고민을 많이 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욕도 많이 먹고 필자를 교체해 달라고 회사에 민원을 제기당하기도 하면서 심적 압박감을 많이 느끼기도 하였지만, 차차 익숙해지고 요령이 생겨 무난히 일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휴일 및 저녁 시간도 없는 격무에 시달리는 동안 문득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연봉과 복지혜택이 좋지만 이렇게 밤낮, 휴일 없이 회사에 매달려 회사를 위해 평생을 일하여야 하나? 그럼 언제까지 이곳에서 근무할 수 있을까? 만약 한창 돈을 벌 나이인 4, 50대에 그만두게 된다면 그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무수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회사생활 하는 중 나의 개인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면 좀 더 두고 볼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회사는 매출이 뛰어 이익이 많아져도 필자에게 돌아오는 매달 급여는 똑같고(상여금은 높아지겠지만) 내가 더는 필요가 없어지면 회사는 나를 버릴 것이 자명한 사실이었습니다. 난 회사의 구성원이자 소모품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회사가 그런 의도로 직원을 채용하고 사업을 영위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 시스템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몇 개월을 생각해 보았지만, 결론은 똑같았습니다. '내 사업을 해야 한다.' 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다시 회사문을 박차고 나와 비상근경비지도사로

그래서 필자는 홀가분하게 회사를 박차고 나와 나의 개인사업인 비상근경비지도사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한 곳 선임되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채용 포털에 필자의 비상근경비지도사 선임을 올려놨었는데 어느 회사가 이것을 보고 연락을 해와 지금까지 비상근경비지도사로 그곳에 선임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한 회사로는 생활할 수 없었습니다. 경비지도사 카페에 선임 글을 올려놓아서 연락을 받고 아웃소싱 회사에 입사하기 전 잠깐 다녔었던 경비회사에서도 연락이 와 시설경비 경비지도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정이 없는 날에는 집단민원현장에도 나가기도 하고 개인적인 볼일이 있으면 일정을 조정하기도 하면서 만족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필자가 제일 만족해하는 것은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더 능력을 향상하면서 나아 간다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필자는 경비지도사 일에만 머물지 않고 요즘 인터넷마케팅에 관심이 많아져 그쪽으로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경비지도사 일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상근경비지도사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먼저 아웃소싱회사(상근경비지도사)에 취업하셔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 후에 비상근경비지도사로 전향해도 늦지 않습니다. 비상근경비지도사는 나 자신이 사장으로 생각하여야 합니다. 끊임없이 능력을 향상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사업 다각화도 하시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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